<앵커>
일제 말기에 가슴 아팠던 기억 '창씨개명'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충북의 한 마을에서
주민 모두가 갖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름 바꾸기를 거부하며 저항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청주방송 황현구 기자입니다.
<기자>
문화 류씨 집성촌인 충북 보은군 산외면 신개울 마을.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40년 이 마을주민 백20여 명은 8.15 광복 전까지 단 한 명도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류흥렬/청주시 금천동 : 우리 숙명을 바꾼다는 것은 선조들에게 죄짓는 거지,
스승들한테도 면목이 없고...]
서슬퍼런 일제의 압제 속에서도 끝까지 지조를 지켜낸 것입니다.
[류지정/보은군 산회면: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창씨개명을
하면 더 분노를 느낍니다.]
하지만 창씨개명에 응하지 않은 이 마을에 대한 압제는 끊이질 않았습니다.
학생들은 상급학교 진학이 좌절됐고 마을에서 일본으로 공부하러
간 유학생들은 갑자기 행방불명되거나 의문사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신개울마을 주민들의 당시 호적부와 학생들의 생활기록부 원본을 확보해 사실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권구훈/국사편찬위원회 연구원 : 개인적인
사례는 많이 봤는데 집단적인 거는 못봤어요]
신개울마을 주민들은 전국 최초의 '창씨개명 집단 사적지'로 지정받기 위해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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