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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비밀무기'

정명원

입력 : 2004.02.21 12:53

-어느 공무원 발명왕 이야기


이번 총선은 어느때보다 인터넷 선거가 될 거라고합니다.

방대한 인터넷 바라를 과연 선관위가 어떻게 단속할 수 있을지 궁금해 물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자신있게 답변을 하더군요.

" 선관위의 인터넷 감시시스템은 최고입니다. 경찰의 사이버수사팀보다 좋아요.

후보 이름이나 별명만 넣어놓고 밤새 돌리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글을 찾아내서 분류합니다. 나중에 이걸 아르바이트 직원과 우리 직원이 확인만 하면 되요

(중앙선관위측 설명)"

당연히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에요. 돈 거의 안 들었습니다. 외부기업이 만든 게 아니라 우리 직원이 자체 개발했어요. (선관위관계자)"

도데체 어떤 직원일까?

"대단한 친구죠. 말단행정공무원에서 시작했는데 본인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관심을 가지면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췄고, 컴퓨터 능력에 선거단속경험까지 갖추면서 선관위가 그동안 내놓은 개표프로그램을 비롯한 대부분을 만들었어요. 지난번에 감사원이 평가했는데 이 친구가 기여한 것이 돈으로 치면 수십억된다고 분석하더라고요(선관위 관계자)"

예전에 삼성이나 현대와 프로젝트를 함께 했는데 같이 일해 본 기업에서 고액으로 스카웃을 하려고 꽤 노력했어요. 그런데 이 친구는 서기관을 한 번 달아보고 싶어서 거절했죠."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어디에 근무하는지를 물었는데 예상외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구속됐다가 얼마전에 보석으로 나왔어요. 검찰에서 개표기 도입과정을 수사할때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거든요. 브로커가 1억 2천만원인가 받았는데 그 가운데 3천 7백만원을 이 친구에게 줬데요. 나중에 알고보니까 이 친구 부모님이 모두 중풍이 심했고, 한 분은 중풍으로 돌아가셨데요. 돈이 필요했던 것 같은데 이럴꺼면 기업에서 오라고 할때 갔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관위 직원들도 처음에는 선관위 명예를 떨어뜨린 이 모씨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자세한 사정을 듣고는 모금운동을 해서 돈을 건넸다고 합니다. 하지만 명백히 불법행위를 한 사실은 변함없기때문에 복직은 계획도 못하고 있다는군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특히 수십억원이 되는 이익을 국가에 준 공무원이 받은 것이라곤 표창장 하나 뿐이라는 사실, 기여만큼 금전적인 보상을 해 줄 수 있는 체계였다면 과연 이씨가 구속되는 일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

얼마전 우리나라의 모 대기업에서 유명 프로그램을 개발한 직원이 겨우 2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일본에서는 같은 경우 엄청난 돈을 보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비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능력과 기여에 따른 정당한 금전적 보상, 자본주의 사회의 이 당연한 원칙이 우리사회에선잘 지켜지지 않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