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천원짜리 햄버거를 팔아 모은 돈 2천만원을 대학에 장학금으로 쾌척한 사람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 뿐이라고 말합니다.
테마기획, 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낮 한시, 이영철씨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작업복을 갈아입고, 새벽에 사둔 재료를 꺼내 능숙한 솜씨로 볶아 빵 사이에 넣으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영철버거가 완성됩니다.
값은 천원, 콜라는 공짜입니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이씨는 11살때 아버지를 잃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이영철씨 :
건축도 하고 봉직공장에도 있었고, 자장면 배달도 하고...]
건축현장에서 허리를 다친 뒤 단돈 2만 2천원으로 길거리에서부터 시작한 것이 바로 햄버거 장사, 99년 가을입니다.
아직 집도 마련하지 못했고,가게도 작지만, 이씨는 어제(17일) 한 대학교에 2천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놨습니다.
이씨가 파는 햄버거 2만개 값입니다.
[문병헌/고려대
대외협력부장 :
기부자의 뜻에 따라 가정 형편 어려운 학생들에게 10명을 선발해서 1인당 2백만원씩을 지급하겠습니다.]
[이영철씨 : 학생들한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서. 작지만 힘이 되고 싶어서 한거지..]
딱한 학생에겐 용돈도 쥐어주고, 인생 상담도 해주는 이씨는 학생들에게도 각별한 존재입니다.
[최진희/학생 :
다른 데는 물건만 사고 파는데, 여기는 아저씨 마음도 같이 오는 게 느껴져서요.]
가게가 문을 닫지 않는 한 지금 이 자리에서 천원짜리 햄버거를 팔겠다고 말하는 이영철씨, 살면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받은 만큼 베푸는 것이라고 담담히 말합니다.
[이영철씨 :
대학 아닌 다른 어려운 학생들한테도 작으나마 도움이 되고 싶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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