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표류하는 국회...국회 무용론

박병일

입력 : 2004.02.10 19:05|수정 : 2004.02.10 19:05

국가 이익엔 무관심...국민들 허탈감

동영상

<8뉴스>

<앵커>

어제(9일) 국회의 무책임한 모습을 보면서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 다들 하셨을 겁니다. 국익은 뒷전인 채 오로지 표만 생각하는 의원들의 행태도 그렇거니와,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는 각당 지도부의 리더시 부재도 큰 문제입니다. '국회 무용론'이 오늘따라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박병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FTA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는 농민단체들의 격렬한 시위로 여의도 한복판이 전쟁터로 변해갈 즈음.

농민표에 사활을 건 농촌 출신 의원들의 저지로 비준안 처리가 또다시 무산됩니다.

[박관용/국회의장 :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표결에 부치겠습니다.]

예고된 파행이었습니다.

똘똘 뭉쳐 '기명투표'를 이끌어 낸 농촌파 의원들이 이번에는 전자투표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투표 내용이 곧바로 공개되면, 총선이 코앞인데 누가 감히 찬성표를 던지겠느냐는 계산입니다.

[국회의장 : 기명투표나 전자투표나 뭐가 다릅니까?]

[농촌파 의원들 : 의장! 왜 그렇게 무리하십니까?]

통과를 낙관하던 각 당 지도부는 사태를 수습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허둥댔습니다.

어제(9일) 사태는 농촌파 의원들이 의장실과 본회의장을 막아서던 지난해 이미 예고된 것입니다.

그러나, 지도부의 구심력은 상실됐고 대응마저 안이했습니다.

[시민 : 그래 나는 안다치니까. 니들은 싸워봐라. 우리는 여기서 총선준비하면서 편한대로 해보겠다.]

표에는 눈을 부릅떴지만 국가의 이익에는 눈을 감았습니다.

[고계현/경실련 실장 : 자기하고 관련된 부분은 우선해서 챙기는, 국민 중심의 정치를 못하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여곡절끝에 국방위를 통과한 파병안도 내부 조율을 이유로 본회의 처리가 미뤄졌습니다.
이처럼 국익 보호에 인색한 국회는 동료 감싸기엔 너무도 후했습니다.

차떼기당이란 오명을 벗겠다더니 서청원 전 대표의 석방에 너나없이 표를 던졌습니다.

[서청원/전 한나라당 대표 : 석방을 결정해주신 동료의원들에게 감사합니다.]

오로지 표 계산과 물고 뜯는 정쟁에만 정신이 팔려 표류하는 국회, 국민들의 허탈감은 갈수록 더해 갑니다.

[시민 : 국회 무용론, 국회에 들어가면 물이 들어가는 처사를 보고...]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