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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마지막 졸업식

하현종

입력 : 2004.02.07 19:18|수정 : 2004.02.0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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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서울의 마지막 공민학교가 오늘(7일)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공민학교의 졸업식장,

테마기획에서 하현종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갈현동의 수도 공민학교.

머리 희끗한 학생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설 잘 쉬었어?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졸업식이잖아.]

만학도 25명이 못배운 한을 푸는 날.

초등학교 때 학업을 중단한 58살 송병옥씨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송병옥/수도공민학교 졸업생 : 소감이 무량하죠. 예전에는 은행에도 못갔었는데.. 이제 답답한게 없잖아요.]

어린 딸을 학교 대신 공장에 보낸 것이 한 평생 한이됐던 어머니는 딸의 손을 꼭 잡아봅니다.

[41회 졸업생 대표 : 중학교 졸업장.. 그렇게도 갖고 싶었던 중학교 졸업장.. 주름진 손으로 받게 되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늦깎이 학생들의 눈가에는 결국 눈물이 맺힙니다.

40대 아주머니부터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까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희망이었던 공민학교.
서울에 50여곳이 넘게 있었지만 중학교 평준화 이후 그 숫자는 꾸준히 줄어들었습니다.

마지막 공민학교였던 이 학교도 지지난해 중학교육 의무화를 계기로 학교문을 닫고 수도 중학교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유수열/ 수도공민학교장 : 착잡합니다. 그러나 후배가 이어질 수 있어서 위안을 합니다.]

이제 수도공민학교는 졸업사진과 함께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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