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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들개들로 야생동물 수난

(강원방송) 이재민

입력 : 2004.01.30 19:38|수정 : 2004.01.3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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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먹이를 찾아 헤매던 고라니가 들개떼로부터 습격을 당했습니다. 밀렵꾼에 들개까지, 희귀야생동물들의 설 자리가 없습니다.

강원민방 이재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동해안의 한 최전방부대 인근 산기슭입니다.

폭설에 먹이를 찾아 내려온 고라니를 갑작스레 나타난 들개가 습격합니다.

들개는 모처럼만에 먹이를 찾은 듯 쏜살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습니다. 탈진한 고라니의 외마디 비명이 병사들을 불렀습니다.

병사들이 나서 급히 개를 쫓았지만 만신창이가 된 고라니는 얼마 못 가 진흙탕에 털썩 쓰러졌습니다.

상처가 깊은 듯 한참 동안은 가쁜 숨만 몰아쉽니다.

군인들이 계속 개들을 쫓아 보지만 개들은 먹이에 대한 미련 때문에 쉽사리 고라니 주위를 떠나지 않습니다.

[함하식/개사육 전문가 : 사냥 본능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기고 집에서 기르는 개보다 유기된 개들이 먹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공격하기도 하고...]

고라니를 공격한 개 역시 먹이를 찾아나선 주인없는 야생동물입니다.

병사들은 상처투성이인 고라니를 정성껏 씻긴 뒤 응급치료를 해 자연의 품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겨울철 먹이 구하기가 힘들어진 야생동물이 민가 부근으로 내려오면서 밀렵꾼 뿐만 아니라 개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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