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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효과'의 딜레마

정명원

입력 : 2004.01.18 16:43


최근 여의도 정가에선 이른바 '정동영 효과'가 화제입니다.

정동영 의원이 지난 11일 전당대회에서 63.65%라는 높은 지지로 열린우리당의 당 대표인 당 의장이 된 뒤 열린우리당이 각종 여론 조사에서 20% 넘는 지지율로 당지지도에서 1등으로 올라섰기때문이죠.

원래 정당의 전당대회가 끝나고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지지율 상승이 있긴하지만 그동안 무응답층에 속했던 일부 응답자가 열린우리당 지지도로 돌아섰다는데 열린우리당은 고무돼 있습니다.

정 의장이 부르짖는 화두는 '몽골기병'입니다. 신당답게 힘차고 활기차게 국민들을 직접 만나고 고충을 듣겠다는 겁니다.

'강인함'과 '기동성'으로 세계를 제패한 칭기스칸처럼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바람도 담고 있는 '화두'입니다.

실제로 당선 다음날부터 남대문 시장으로 택시운전사 모임으로, 빈민촌에 이어 중국 칭타오까지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고충을 듣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일시적인 거품'이라고 '정동영 효과'를 일축해 온 야당도 50대 젊은 지도부의 행보에 신경이 쓰였나 봅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민주당 조순형 대표도 요즘 부쩍 공장이나 시장, 유치원 등 민생현장을 찾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정동영 효과'가 정치권에 가져온 순기능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정동영 의장측이 현재 가지고 있는 정서는 '만족감'이 아니라 '결연함'입니다.

설 연휴가 끝날때까지는 현재의 지지도 상승세를 이어가야한다는 '위기감'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정동영 의장 체제가 출범하기 전부터 당 대표가 될 경우 어느 정도 지지도 상승은 당 안밖에서 예상했던 일입니다. 그만큼 대중성과 상품성이 있다는 점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입증이 됐기때문이죠.

다시말해 언제 당 대표가 되더라도 일시적으로는 얻을 수 있는 '효과'라는 이야깁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지금은 잠시 잠복해 있지만, '정동영 효과' 가 약해지기 시작될 경우 당장 당내 중진그룹에서는 '민주당과의 합당론 또는 연합공천' 카드를 꺼내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종 공천 선정과정과 비례대표 순위를 정하는 문제를 놓고도, 당 안팎에서 갈등이 터질 것입니다.

공천문제는 오히려 당 지지도가 높아졌기때문에 더욱 첨예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얼마나 외부인사를 잡음없이 영입할 수 있을지, 내각과 청와대의 경쟁력 있는 인물들을 몇 명이나 데려올 수 있을지도 변수입니다.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모멘텀'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민생현장탐방'에 대해선 벌써부터 일부에선 '이미지 정치'라는 비난을 하고 있기때문에 정책으로 연결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 '비난의 대상'이 될 여지가 높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한 발 물러선 채 '차기 대권주자'라는 이미지를 누려왔던 정동영 의장으로선 정국 현안마다 야당의 주된 공격대상이 돼야하는 장수가 받아야할 상처를 감수해야합니다.

결국 앞으로의 과정은 이른바 '정동영 효과'가 사그러들 가능성이 높은 과제들만 남은 셈이죠. 선출직으로는 첫 50대 여당대표가 된 정동영 의장에겐 '도전' 이자 '기회' 의 무대가 펼쳐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