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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서글픈 새해맞이

임상범

입력 : 2004.01.01 19:33


<8뉴스>

<앵커>

새해를 맞으며 모두들 가슴에 새 희망을 품으셨을 겁니다. 그러나 소외받고 헐벗은 사람들에게 새해는 고달프게 견뎌가야 할 또다른 세월의 시작일 뿐입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재개발이 시작되는 서울의 한 달동네 독거 노인 3백여명이 살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이지만 동네엔 오가는 사람 하나 없이, 쓸쓸하기만 합니다.

낮에도 어둠침침한 좁은 방에서 김태환씨는 늦은 점심을 해결합니다.

신경통을 앓는 다리가 오늘 따라 더 아파옵니다.

찾아 올 줄 알았던 외손자에게서는 아직 까지 연락이 없습니다.

[김태환/62살 : 지난 해와 올해가 많이 틀려요. 해가 갈수록 더 외로와지는 것 같네.]

외로운 노인에겐 텔레비젼이 유일한 벗입니다.

정오가 되자 허름한 차림의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첫끼 먹으러..아침 먹으러 온 거예요.]

금새 긴 줄이 이어 지고 하루 한 번 있는 무료 배식이 시작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지만 선뜻 화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허겁지겁 허기진 배를 채울 뿐입니다.

해지기 전에 잠자리를 찾아 을지로 쪽으로 발길을 돌려야 합니다.

[김동진/가명, 70세 : 운이 좋으면 저녁 한 끼 더 얻어 먹고 저녁 없으면 그냥 굶어야 됩니다.]

새해에 거는 새 희망은 없습니다.

[바라는 게 뭐 있어요. 먹고 사는 데까지 끼니나 안 굶고 먹고 살다 죽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