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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업체의 두 얼굴

심석태

입력 : 2003.12.19 10:38

수입 축소하고 정부 지원 받아내


어젯밤 부산양궁협회장으로 전 대한올림픽위원회(KOC)위원으로도 일했던 이광태 D여객 대표이사가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저희도 기사를 썼고 신문들에도 보도가 됐습니다만 이씨는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회장에게 KOC 위원으로 선정해준 대가로 1억3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역 의원이기도 한김운용 부회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보다 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 다음 혐의였습니다. 바로 시민의 발인 버스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씨는 현재 부산에 있는 D여객(주)의 대표이사이고 S여객자동차(주), D버스(주)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버스 업체 2곳에서 30억원 가량 횡령한 혐의"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보면 먼저 이씨가 D여객에서 도합 15억5천7백여만원을 횡령했다는 혐의가 나와 있습니다.

버스회사 수입금은 버스 오피스 프로그램(Bus Office Program)이라는 전산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금 처리하게 되어 있는데 여기서 매일 현금 수입금 40만원을 제외한 채 입금 전표를 작성하도록 해서 그 돈을 챙겨온 것이지요. 검찰이 확인한 것은 1997년 1월부터 1998년 12월 말까지 만 2년동안 이런 방식으로 2억 9천2백만원을 빼내 횡령했다는 것입니다. 또 1999년 1월부터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인 지난 14일까지는 액수를 올려 매일 70만원씩 12억6천여만원을 빼냈다는 겁니다.

또 다른 회사인 D버스에서 돈을 횡령한 방법도 똑 같습니다. 1998년 1월부터 12월 말까지 매일 40만원씩, 그리고 1999년 1월부터 역시 검찰에 체포되기 전까지는 매일 70만원씩을 빼냈습니다. 이렇게 D버스에서 횡령한 돈도 14억 천여만원에 이릅니다. 결국 두 회사에서 1998년부터 약 6년 동안 30억원 가량을 횡령한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일반 기업주들의 탈법 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이처럼 수입금을 빼돌려 장부상에서 수익구조가 열악한 것으로 보이게 해서 정부로부터 매년 40억원에 달하는 보조를 받아냈다는 겁니다. 실제로는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으면서도 경영이 어려운 것처럼 만들어서 국민의 혈세를 타냈다는 것입니다.

"회사 수입금은 빼돌리고 정부 지원 매년 40억 상당 받아"

정말 염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운송업주의 비리가 과연 이곳에서만 일어난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서울과 부산 할 것 없이 모든 대도시들이 심각한 교통 체증 등으로 버스의 수송 분담율이 내려가는 등 버스 회사들 입장에서 볼 때 경영상의 어려움이 심화되는 것은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이들 업체를 지원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이처럼 정부 지원은 지원대로 챙기면서 뒤로는 회사 수입금을 빼돌려 수익구조를 조작하는 것은 이런 국민들의 기대와 믿음을 정면으로 짓밟는 행위라고 할 겁니다. 담당 검사도 영장에서 이를 '버스회사의 구조적 비리의 단면'이라고 쓴 것을 보면 저와 생각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