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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극심한 낙동강 유역

남승모

입력 : 2003.09.14 19:14|수정 : 2003.09.14 19:14

주민들 긴급 대피...마을 가옥과 농경지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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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시간이 갈수록 태풍 피해지역의 참혹한 모습이 자세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낙동강 유역은 불어난 물에 곳곳에서 제방이 무너졌고 마을은 수중 도시로 변했습니다. 다리도 잘려나갔습니다.

하늘에서 본 낙동강 범람 현장,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71년 전 지어진 낙동강 최초의 다리 구포교. 성수대교 붕괴 때처럼 다리 중간이 뚝 잘려 나갔습니다.

70년 넘게 비바람을 견뎌왔지만 태풍 '매미'의 위력 앞에 교각과 상판 4개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길게 뻗은 강둑 허리 한 켠이 무참히 잘려 나갔습니다. 황톳물이 가을 들녘을 통째로 집어 삼켰습니다.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강인 지 구분이 안됩니다. 섬이 돼 버린 강둑 위에 축사 잃은 젖소떼가 늘어서 있습니다.

수중도시로 변한 마을엔 모터보트가 유일한 교통 수단입니다. 마을을 잇던 도로는 물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마을로 물이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도로위에 임시 제방을 쌓았습니다.

대형 양돈 단지도 수마를 피해 가진 못했습니다. 물에 잠긴 축사 주변으로 돼지 수천 마리가 갈 곳을 잃은 채 서성입니다. 대형 방목장인 양 돼지들이 산 속을 뛰어 다닙니다.

공장은 폭격이라도 맞은 듯 지붕 곳곳이 뜯겨 나간 채 물 속에 잠겼습니다. 공장 앞에 쌓아 놓았던 자재는 여기 저기 흩어져 엉망이 됐습니다.

안쪽의 주택가도 수해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저마다 가재도구를 꺼내놓고 복구에 나섰지만 도무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상습 침수를 막겠다던 치수 공사현장도 자연의 힘 앞에 맥 없이 무너졌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수해의 악몽, 올해도 수 천명의 삶의 터전을 앗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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