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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응원단, 환영 현수막 철거소동

심우섭

입력 : 2003.08.28 19:31|수정 : 2003.08.28 19:31

응원단원이 운전기사 발 밟아 버스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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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대구 유니버시아드에서 북한 응원단이 사흘만에 다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응원단이 환영 현수막을 철거해 남북간에 커다란 이질감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심우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흘만에 모습을 나타낸 북한 응원단. 여전히 밝은 미소와 활기 넘치는 응원으로 관중들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응원을 마치고 양궁장을 떠나던 선두 차량이 갑자기 경기장 출구에서 멈춥니다.

모든 응원단들이 차에서 내려 어디론가 달려가고 경호경찰들이 깜짝놀라 함께 뛰어갑니다.
북한 응원단이 달려간 곳은 예천군민이 자신들을 환영하기 위해 내건 현수막 밑.

맨몸으로 혹은 사다리를 타고 높은 곳까지 올라가 현수막을 조심스레 떼어냅니다.

(북측 응원단원 : 허수아비 치우십시오. 허수아비에 존경하는 장군님의 형상을 모시는 게 어디 있습니까?}

{북측 응원단원 : 비가 오게되면 우리 장군님 형상이 젖게 된단 말입니다. 우린 이걸 보고 절대로 그냥 갈 수 없습니다.}

일부 응원단원은 서러운 듯 눈물까지 흘렸고, 떼어낸 현수막을 사진이 접혀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받들고 행진하기 시작합니다.

이 광경 지켜본 주민들은 그저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응원단 버스를 운전하던 기사도 북측 응원단원 중 한명이 자신의 발을 직접 밟아 버스를 세웠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북측 응원단 버스운전기사 : 북측 학생이 밟았다고... (아저씨 운전하시는데 왼발로 발을 밟았다고요?) 오른발로 밟았죠.}

우여곡절끝에 화합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던 대구 유니버시아드.

남과 북 사이에는 아직도 엄청난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소동에 모두들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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