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운영 놓고 국가기관끼리 '옥신각신'
한 두 푼도 아니고 자그마치 90억 원 가까이 들어간 체육공원이 완공된 지 9개월이 지나도록 방치되고 있습니다. 공원 운영을 놓고 기관들
끼리 옥신각신 하느라 벌어진 일입니다.
기동취재 2천, 이병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고속철도 차량기지입니다. 한국고속철도공단은 차량기지를 세우면서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기지에 체육공원을 조성했습니다.
잔디구장과 테니스장 등 각종 시설이 완비된 만 4천
평의 대규모 체육공원으로 무려 87억
원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완공됐지만, 어찌된 일인지 여지껏 문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안우일/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 시민을 위해서 빨리 해야지, 9개월이 넘도록 묶어놓았다는 건 잘못된 것 아니겠어요.}
공원은 말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경기장과 정원에는 잡초만 무성합니다. 무너지고,
깨지고 일부 시설들은 벌써 고장이 났습니다.
당초 문제는 공원 운영방법.
공단은 소유는 공단이 하고, 운영과 관리를 고양시가 맡아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는 소유권까지 넘겨달라고 맞섰습니다.
지난 5월 뒤늦게 공단이 소유하고, 시가 관리하는 것으로 협상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공원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이번엔 고장난 시설물을 누가 고치느냐 하는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찬구/고양시청 문화체육과
: 철도공단에서는 우선 시설을 인수를받고 그러고나면 하자를 받겠다. 우리
시에서는 그건 말도 안되는 얘기다.}
{김성기/한국고속철도 고양차량기지 : 시설이라든가 설비에 아쉬운 점이 있지 않습니까? 한번 받으면 끝는데, 그래서 그런거를 더 완벽하게 받기위해 욕심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가기관들의 기싸움 사이에서 주민들은 멀쩡한 공원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합니다.
{지역주민
: 저렇게 할 것 같으면 차라리 안 하는게 낫지. 뭐하러 지어놓고 이렇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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