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피의자 제지해 달라" 요청 무시해
<앵커>
경제도 어려운 판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터지면 마음이 더욱 뒤숭숭해
집니다. 야간열차를 타고가던 승객이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흉기에 휘둘러 숨지게
했습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어젯(17일)밤 10시반쯤,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가 평택에 다다를 무렵, 열차 통로에 있던 이 모씨가 좌석에서 잠자던 민 모씨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가슴을 흉기로 찔렀습니다.
함께 등산을 마치고 돌아오던 동료들은 미처 손을 쓸 새도 없었습니다. 피의자 이씨는 민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입니다.
{이 모씨/피의자:
특정한 한 사람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우리들 중 한 사람을 죽이려 한 것이다.}
이씨는 2년 동안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5월 퇴원한 뒤 노숙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씨는 사건 전부터 불안한 표정으로 민씨 일행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이씨가 계속 좌석 주변을 어슬렁거리자 승객들은 승무원에게 이씨를 제지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승무원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박모씨/목격자
: 여객 전무에게 저 사람 좀 이상하니까, 저 사람 좀 조치해 달라고 우리가 부탁도 했는데,
알았다고만 하고 그냥 지나가고...}
열차에는 공안요원이 타고 있지 않았습니다.
{철도청 공안실 직원 :
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 커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입니다.)경부선의
1일 (공안)승무원이 5명인데...}
경찰은 열차 승무원들을 불러서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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