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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심한 꾸중에 부인, 아이들과 함께 자살

(대구방송) 박석현

입력 : 2003.07.12 19:53|수정 : 2003.07.12 19:53

"나름대로 했지만 시어머니 빈자리 메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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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살림살이를 못한다는 남편 구박을 견디다 못한 부인이 두 아들을 숨지게 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숩을 끊었습니다.

대구방송 박석현 기자입니다.

<기자>

포항 흥해읍의 33살 정모 주부가 어젯(11일)밤 집 안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 옆에는 4살과 2살된 아들이 반듯이 누운 채 함께 숨져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나름대로 잘 한다고 했지만 시어머니의 빈 자리를 채우기에 부족한 사람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가니 화장을 해 산에 뿌려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싱크대 청소나 빨래까지 나무란 남편에 대한 섭섭함이 담겨 있습니다.

이웃주민들은 착한 이들 부부의 가정에 어떻게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냐며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웃주민 : (숨진 정씨가) 남들같이 사치를 합니까. 화장 한 번하는 것 못봤거든요.}

대수롭게 않게 한 잔소리가 두 아들과 아내의 목숨까지 앗아갔다는 충격으로 남편 37살 김모 씨는 말문을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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