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장애인 복지시설, 이용자 없어 방치
<앵커>
지방 자치단체의 장애인 복지시설들이 이용자도 없이 방치돼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외면하는 장애인 시설, 무엇이
문제인지 송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체장애 어린이를 태운 휠체어가 힘겹게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경사가 워낙 가팔라 힘껏 밀어도 휠체어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남영정/재활원 교사 : 휠체어가 올라가기에는 힘이 드는 것 같아요.}
진해시가 산 중턱에 만든 장애어린이 전용 체육공원은 이런 경사로를 2백
미터 가량 올라가야 합니다.
{남영정/재활원 교사 : 차량을 이용해야만 여기에 올
수 있다라는 아쉬움이 있구요.}
6백 평 규모의 공원 시설도 엉망입니다. 잔디밭은 잡초만 무성합니다.
장애아동을 위해 설치해 놓은 지압보도는 어른들이 걷기에도 힘들 정도입니다.
지체장애아동이 지압보도 위를 걸어보지만 돌출이 너무 심해 한발짝도 걷지 못하고 내려옵니다.
{지체장애아동
: (걷기 힘든 거에요?) 네.}
1억원을 들여 무용지물을 만든 셈입니다.
노인회관을 개조해 지난달 문을 연 마산시의 한 장애인 복지관입니다. 지하 식당에 내려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야만 합니다.
이곳 역시 시 외곽에 한참 떨어져
있고 지대가 높아 장애인들이 이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시에서는 예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마산시 관계자
: 땅을 사서 저런 시설을 지으려면 30억원 이상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산과 경남지역의 장애인 시설은 60곳이 넘지만 장애인 눈높이에 맞춘 시설은 손 꼽을 정도입니다.
전국의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허울 뿐인 복지시설, 장애인을 위한 게 아니라 세금 먹는 전시 행정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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