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시간 가까이 노동에 시달려
<앵커>
망망대해 외딴 섬에서 남자들이 고된 노동을 강요당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신매매 공포가 한창이던 지난 8, 90년대, 이른바 새우잡이 멍텅구리 배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진곤 했는데, 취재 결과 인권을 유린하는 이런 노동이 우리사회에서 아직도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기동취재 허윤석, 강선우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전라북도 서해 외딴 섬에서 일하는 외지인은 180명. 대부분 그물에 걸린 고기 신세입니다.
{선원
: (못 나가는 사람 많이 있나요?) 여기요? 많지요.}
{선주 가족 : 돈을 줬는데 내 돈 안 아까운 사람이 어디 있어요. 받으려고 하지. 안 내보려 한다고 나쁘게 생각하면 안 되지.}
두 세 달 일해 선불금을 갚아도 마구잡이 가게 외상이 새 올가미로 걸립니다.
{선원 : (여기 온 지 얼마나 됐어요?) 10년 됐어요. 여기서 나가려면 돈이 몇 백만 원 있어야 돼요. 한 3, 4백만 원...}
겨울철 두 달을 빼고 하루 20시간 가까이 노동에 시달립니다.
{선원
: 새벽 1시에 우리 작업 나가요. 나가면 밤 10시, 11시까지 작업해요. 지금은 새우철이니까 그렇지만, 멸치
철은 24시간이라...}
{선원 : 월급도 선주들 마음대로 하는 거고. 백만 원 계약쓰고 들어오면 80, 60만 원 밖에 안 주고...}
감시와 폭력도 예사입니다. 달아나 봐야 산 속이 고작입니다.
{선주
: 일하기 싫으니까, 산에 가면 누가 일 시키지 않고 멋대로 자고 일어나고...작년엔 저희 개밥을 가져다 끓여 먹었어요.}
{선원 : (산 속으로 도망가면 하루 벌금은 얼마 매기나?) 제치면 하루 10만 원씩 깎는다는데요.}
두 달 전 겨우 탈출한 선원은 몸서리를 칩니다.
{탈출 선원 :
다시는 배는 안 타려고 해요. 질려서 사람들도 싫고, 보기도 싫고, 무섭고 그렇습니다.}
서해 섬 지방 악덕 선주들의 임금 갈취와 감금, 폭행 혐의에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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