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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수절' 할머니, 끝내 혼절해

정성엽

입력 : 2003.07.02 20:01|수정 : 2003.07.02 20:01

73살 곽호임 할머니, 남편과 2박3일만에 또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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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52년 수절한 끝에 북녁의 남편을 만난 아내가 끝내 혼절하고 말았습니다.

오늘(2일) 끝난 제 7차 이산가족상봉 소식을 정성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반세기 만에 이뤄진 북쪽의 남편 76살 리규태씨와 남쪽 아내 73살 곽호임씨의 만남.

{리규태/북쪽 남편 : 위대한 장군님의 품에 안김으로써 이런 성공을 했다고...}

52년만에 만난 자리에서마저 정치적 발언을 되풀이하는 남편을 남녘의 아내는 꿈인지 생시인지 그저 바라 볼 뿐입니다.

리씨는 파주에 살다 6.25 직전 형님의 사업을 돕고자 서울로 간 뒤 실종됐습니다. 곽씨는 시어머니를 의지하며 한 평생을 살아왔지만, 남편 리씨는 1956년 북에서 재혼했습니다.

꿈만 같았던 재회를 끝내야 하는 날, 협심증을 앓던 할머니는 남으로 돌아가지 않고 차라리 금강산에서 죽겠다며 울다 실신하고 말았습니다.

{리규태/북쪽 남편 : 혈압이 낮은거 같아...}

곽씨는 결국 남편과 작별인사도 못한 채 육로로 먼저 후송되고 말았습니다.

{곽호임/남측 아내 : 처자식 다 있는데 보고 싶을 게 뭐 있어. 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나 말 걸...}

다른 이산가족 5백70여 명도 온정각 작별행사를 끝으로 2박3일의 상봉을 마쳤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생이별을 계속해야 하는지, 짧은 만남 뒤에 찾아온 이별의 안타까움에 이산가족들은 목놓아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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