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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형사 강도' 조직적 은폐 의혹

김용태

입력 : 2003.06.19 19:44|수정 : 2003.06.19 19:44

서울경찰청 차원…강남서 관계자만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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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현직 형사의 이런 끔찍한 범행을 경찰은 그저 쉬쉬하기에 급급했습니다. 해당 경찰서 뿐 아니라 서울 경찰청 차원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용태 기자입니다.

<기자>

강력반 한형사가 강남 경찰서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지난 4월 21일. 같은 달 15일 납치 미수에 이어 20일 또다른 증권사 직원 김모씨를 납치 감금하는 데 성공한 지 하루가 지난 뒤였습니다.

{강남서 인사담당관 : 광명에 오리집을 차리겠다고 (경찰은) 비전이 없어서 장사하겠다는데 믿어줘야죠.}

지난달 8일 경찰에 붙잡힌 한씨가 조사과정에서 형사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자체를 숨기다가 지난 15일에야 사건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미 수감중인 한씨의 직업은 무직이라고 발표해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습니다.

게다가 경찰은 한씨의 사직서 제출날짜를 4월 21일이 아닌 18일, 범행 이틀 전으로 조작했습니다.

{동료 경찰 : 쉬쉬했지. 뭐 좋은 일이라고 다 말하겠어요? 안 그래요?}

더욱이 납치 피해자가 공개수배를 요청했지만 번번히 거부한 것도 석연치 않습니다.

{동료 경찰 : 사진 다 떴으니까 공개수배를 하자, 그러면 더 안 잡힌다고}

한씨의 소속은 강남서, 한씨가 붙잡힌 곳은 양천서, 공범 2명이 자수한 곳은 송파서. 그런데도 한씨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은 것은 서울 경찰청 차원의 은폐 기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경찰청은 SBS 보도로 파문이 확산되자 오늘(19일)자로 남형수 서울 강남경찰서장과 황운하 형사과장 등 4명을 직위해제 했지만 시민들의 의구심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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