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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벌꾼들, 자연동굴 무차별 훼손

김희남

입력 : 2003.06.12 10:48|수정 : 2003.06.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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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수 억 년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동굴이 도벌꾼들에 의해 무차별로 훼손되고 있습니다. 뒤늦게 환경 당국이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김희남 기자입니다.

<기자>

비좁은 통로를 기어서, 다시 아찔한 바위 절벽을 타고 내려가자 한 무리의 관박쥐가 탐사대를 맞이합니다. 뜻밖에 찾아온 손님에 동굴 안이 갑자기 떠들썩해졌습니다.

국립환경연구원이 지난 1년동안 미공개 자연동굴을 조사한 결과, 모두 서른 곳에서 특이한 동굴생물 22종이 발견됐습니다.

{서인순/국립환경연구원 박사 : 특히 이번에 발견된 갈르와벌레 류는수 억 년 된 동굴 생물로 세계적으로도 희귀해 살아있는 곤충화석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비로운 동굴 생태와 수려한 경관은 잠시, 여기저기 훼손된 흔적이 눈에 띕니다. 종유석은 줄줄이 잘려나갔고, 조각난 석순도 바닥에 흩어져 있습니다.

장식용으로 내다팔려고 도굴꾼들이 망가뜨린 흔적입니다.

{김인규/한국동굴인협회장 : 망치나 정 같은 것들을 볼 수 있구요.한 번은 동굴을 갔는데 미처 가져가지 못한 동굴의 생성물들을 몇 자루 쌓아놓고 가져가지 않은 것들을 발견했습니다.}

전국 여기저기서 발굴의 손길을 기다리는 자연동굴은 줄잡아 천여 개. 더 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실태조사를 서둘러 관광지로 개발할 곳은 개발하고 절대 보전의 필요성이 있는 곳은 시급히 보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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