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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없는 위패만 모신 참전용사 10만명

김용태

입력 : 2003.06.06 19:52|수정 : 2003.06.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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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군인 가운데 유해를 찾지 못해 국립묘지에 위패만 모신 참전용사가 10만명이나 됩니다. 유해를 찾는 작업이 뒤늦게나마 시작됐지만 너무 오래전 일이라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김용태 기자입니다.

<기자>

현충일이면 김경옥 할머니는 늘 국립묘지를 찾지만 김 할머니를 맞이하는 건 손바닥 만한 남편의 위패가 전붑니다.

{김경옥/전사자 부인 : 남편인데 19살에 시집와서 얼마 안 살다가 6.25가 났어.}

김 할머니 남편처럼 유해없이 위패만 모신 참전용사는 10만명에 이릅니다.

그제(4일) 경북 영천에서는 뒤늦게 유해를 찾아낸 한국전 참전용사 26명의 영결식이 열렸습니다. 3년전 시작된 '유해 발굴사업'의 성과입니다.

그동안 군이 찾아낸 유해는 모두 9백31구. 신원을 확인한 유해는 고작 43구에 불과합니다.

{김봉준/전사자 손자 : 시신을 찾게된다면 묘비라도 세울 수 있을테니까 좋은 기회가 되겠죠.}

가장 큰 걸림돌은 50년의 세월. 유해를 찾더라도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국립묘지의 다른 한켠에 있는 무명용사묘. 이곳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천구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유해들은 신원확인 계획조차 잡혀있지 않습니다. 한쪽에는 위패만, 다른 한쪽에는 이름없는 유해만.

한국전쟁이 끝난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치유되지 않고 있는 우리의 아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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