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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화재를 뚫고 '필사의 탈출'

김윤수

입력 : 2003.06.06 19:52|수정 : 2003.06.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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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터널 안에서 불이 나자 사고 버스에 타고 있던 신도들과 주변 차량 운전자들은 차를 버린 채 그야말로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긴박했던 그 순간들을 김윤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시커먼 연기가 터널 입구를 뒤덮었습니다.

잠시 뒤 검은 연기 사이로 시민들이 하나 둘씩 가까스로 터널을 빠져나옵니다.

얼굴은 온통 검댕 투성입니다.

유독가스를 많이 마신 탓인지 말조차 제대로 잇지 못합니다.

{말이 안 나와요, 말이 안나와.}

터널에서 나오자마자 산소호흡기에 입을 대고 가쁘게 숨을 몰아쉽니다.

기진맥진해진 한 시민은 곧바로 들것에 실려갑니다.

{솔직히 나만 살아나왔지, 살려달라는 소리 많이 들리는데 저거 어떡해요.}

미처 대피하지 못한 가족 걱정에 멍하니 터널을 바라보며 울먹입니다.

구조를 요청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이어집니다.

{산소호흡기, 어머니 구해야 돼!}

{아빠가 없어!}

소방관들은 장비를 챙기자 마자 연기를 뚫고 다시 터널 속으로 뛰어듭니다.

불은 15분 만에 모두 꺼졌습니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 필사의 탈출을 해야했던 시민들에게는 악몽같은 15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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