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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문 터널, 화재시 환기시설 무용지물

편상욱

입력 : 2003.06.06 19:52|수정 : 2003.06.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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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화재현장에서 불보다 무서운 게 유독가스라는 사실, 얼마전 대구참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최신식 방재설비를 갖추고 있다는 홍지문 터널, 하지만 불이 나자 허점 투성이였습니다.

구멍난 터널 방재시스템, 편상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길이 1,890m. 서울에서 가장 긴 터널안은 화재가 발생한 2분 뒤 전력이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암흑천지로 변했습니다.

비상발전기 가동으로 조명등은 20초만에 다시 켜졌지만 이번에는 터널 안을 가득 메운 유독가스가 시야를 가렸습니다.

{박종임/사고 피해자 :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구요. 연기가 가득 차고 깜깜하고 그래서 넘어졌어요.}

터널 일부분에는 평소처럼 환기설비가 가동되고 있었지만 막상 화재가 발생하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터널 안에 연기가 가득 차더라도 3-4분안에 모두 뽑아낼 수 있는 최신식 설비지만, 환기설비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설관리공단 직원 : 그것(환기장치)을 (비상)발전기로 돌릴 수 없죠. 여긴 시설당시부터 발전기로 팬 가동이 안되니까.}

터널에 전력을 다시 공급할 수 있는 전기실마저 현장에서 떨어져 있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환기장치는 20여분이 지난 9시 36분이 돼서야 가동됐습니다.

{시설관리공단 직원 : 차량으로 비상등 켜고 막 가도 20분이 걸려요. 가서 현장 상태 보고 복전을 시키는 거죠.}

휴일이라는 이유로 직원 11명가운데 2명이 근무했지만 사고는 휴일과 평일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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