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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지구 참전용사, 50년만에...

(강원민방) 이상준

입력 : 2003.06.04 19:55|수정 : 2003.06.0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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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한국전쟁 최고의 격전으로 꼽히는 금성지구전투에 참전했던 용사들이 50년만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전장에 다시 선 노병들의 모습, 강원민방 이상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국전쟁의 휴전 협상이 한창이던 1953년 5월. 지금의 화천과 철원 일대인 금성지구에선 중공군과 국군의 밀고 밀리는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습니다.

중공군 15개 사단과 육군 7개 사단이 벌인 금성지구전투는 휴전이 되기 전 마지막이자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기록됐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 목숨을 걸고 금성지구를 지킨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푸른 군복을 입었습니다.

{김형산(75세)/ 당시 8사단 일등중사 : 늘 입고 전쟁했던 거니까, 군복이라는 것을... 참 감개가 무량하네.}

손자뻘되는 병사와 함께 먹는 부대 밥은 50년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전쟁 후 연락이 끊겼던 전우도 50년만에 만났습니다.

목숨을 바쳐 싸웠지만 마저 되찾지 못한 북녘땅, 철책선 너머 어딘가에 묻혀있을 전우의 이름이 이제는 조용해진 비무장지대에 울려퍼집니다.

{좌신아(78세)/ 당시 11사단 대위 : 서상우, 나 다시 여기왔다. 보고 싶구나...}

50년 전 자신이 그랬듯 젊은 장병들은 노병의 마음을 든든하게 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금성지구 앞에서 노병의 전투담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많이 죽었어요, 이 골짜기에서...이 골짜기에서 죽은 것은 중공군은 인해전술이거든...}

이제는 백발이 되어서 돌아온 당시의 용사들은 후배 병사들을 위한 조언과 격려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홀로 살아남아 미안하다는 노병들, 먼저 간 전우에게 국화 한 송이를 바쳤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피보다 더 진한 전우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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