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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팔순에도 절약 정신

조재근

입력 : 2003.04.25 20:02|수정 : 2003.04.2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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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경운기 한 대를 36년 넘게 쓰고 있는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조금만 낡아도 버리고 새것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에 할아버지의 이런 절약 정신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테마기획,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무너진 논둑에 돌을 쌓는 신재봉 할아버지. 낡은 경운기를 타고 집으로 향합니다. 보통 7~8년 쓰고 버리는 경운기를 36년이 넘게 타다 보니 녹슬고 닳아서 볼 품은 없습니다. 지난 67년에 34만원을 주고 산거라 골동품 급입니다.

{신재봉/강원도 횡성읍 : 그 때 황소 큰 거... 그냥 갖다 팔았는데 뭐.... 다 줘버렸어... 다 들어갔어.}

올해로 여든하나, 평생을 부지런함으로 살아오신 할아버지는 농사일이 끝나면 꼭 닦아주고 기름도 칩니다. 지금까지 바퀴는 네 번 갈았고, 적재함은 두 번, 기어는 세 번 밖에 바꾸지 않았습니다.

웬만한 고장은 직접 분해해서 고칩니다. 남들이 버린 경운기에서 부품을 떼어내 보관했다가 씁니다.

{신재봉/강원도 횡성읍 : 경운기 미션 기어 하나가 여기 다 있어... 여기에}

경운기 뿐 아니라, 모내기용 이앙기도 25년 넘게 멀쩡합니다. 이 콩 터는 기계는 30년이 넘었습니다.

{신재봉/강원도 횡성읍 : 전부 이거, 내가 쇠를 구부려서 산소 용접으로 때운거야.}

모두 자식 같지만 그중에도 매일 타는 경운기가 가장 애착이 간다는 신할아버지. 새 것만 찾고 아낄 줄 모르는 요즘 세태가 도통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신재봉/강원도 횡성읍 : 애보고 엿장수 주지 말고... 어디 골동품으로다가 그런데다가 전시해 놓는데다가 다만 몇푼이라도 그 쪽에 주라고 얘기할라고 그래, 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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