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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의 눈물

진송민

입력 : 2003.04.12 19:54|수정 : 2003.04.1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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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유엔에서 이라크의 입장을 대변해온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가 결국 미국 땅을 떠나는 신세가 됐습니다.

진송민 기자입니다.

<기자>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 : 게임은 끝났다. 이라크에 평화가 오길 바랄 뿐입니다.}

바그다드 함락 직후 사실상 패전을 시인했던 이라크의 외교관.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가 오늘(12일) 스스로 미국 땅을 떠나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향했습니다.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 : (이라크로는 못가니) 일단 아랍권으로 갑니다. 가족들이 연락이 안돼 미국을 떠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외교 활동이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도 더해졌습니다. 미국 언론은 그가 공관을 떠나는 장면을 생중계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30년 동안 법학교수로 지내다 지난 99년 외교관으로 변신한 알 두리 대사. 그는 유엔에서 미국 대사가 퇴장해버릴 정도로 거침없는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또 다른 전쟁을 치뤄 왔습니다.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 : 이라크가 미국에 적대 행위를 한 적 있는가? 이것은 명백한 침략이다.}

평화를 기원하는 종교 모임을 이끌면서 미국의 전쟁 명분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패전을 목전에 둔 적진의 외교관 신세로, 약탈과 방화의 도시로 변한 바그다드를 지켜보면서 그는 끝내 흐느끼고 말았습니다.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 : (이라크의) 깊은 상처를 보면서 내 가슴은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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