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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무정부상태, 곳곳서 약탈

이병희

입력 : 2003.04.09 19:52|수정 : 2003.04.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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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바그다드는 이제 혼란과 약탈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무정부 상태입니다.

보도에 이병희 기자입니다.

<기자>

포화가 잠시 멈춘 바그다드 시내에 이라크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 나왔습니다. 전쟁의 포화로 이미 황폐화된 도시 바그다드에서 벌어지는 약탈의 현장.

주민들은 떼를 지어 부유층 거주 지역으로 몰려 갑니다. 각종 집기와 전기용품, 카페트 등을 닥치는 대로 가져 나옵니다. 집주인들은 이미 집을 떠난 뒤였습니다.

거리에는 각종 사무실 기기를 실어 나르는 행렬이 길게 이어집니다. 거대한 타이어 창고에도 주민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너나 할 것없이 타이어를 훔쳐 두 세개씩 손으로 굴리며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아예 수레와 차량까지 대놓고 물건을 싣기도 합니다.

유엔 건물을 비롯한 공공건물과 창고는 이미 텅 비어버렸습니다. 절대권력 후세인 대통령의 초상화 바로 앞에서도 약탈은 자연스럽습니다.

필요한 물품을 챙긴 사람들은 전쟁 상황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밝은 표정입니다. 어느 곳에서도 질서란 것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라크 정부는 시민들에게 나눠 줄 물과 식량 등 구호품을 통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9일) 약탈의 현장에서는 바트당 등 정부의 통제를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약탈은 독재자가 사라지거나, 권력이 급격히 약화됐을 때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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