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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취재팀의 '극적인 탈출' 과정

윤창현

입력 : 2003.04.07 19:45|수정 : 2003.04.07 19:45

동영상

<8뉴스>

<앵커>

이렇게 탈출 상황을 전해드렸지만 사실 언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탈출을 한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취재팀이 탄 차량은 약탈에 나선 이라크 주민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탈출 과정을 윤창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가까스로 호텔을 빠져 나온 취재팀은 바스라 시내를 전속력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영국군의 집중공격이 시작되면서 바스라 거리는 인적이 완전히 끊겨 폭풍 전야 같은 적막감이 감돌았습니다.

쿠웨이트로 이어지는 외곽의 고속도로까지는 불과 10분. 달려도 달려도 영국군은 보이지 않고, 10분 거리는 10년처럼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멀리서 영국군의 탱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SBS 취재팀 : 됐어! 됐어! 영국군이야...}

33시간에 걸친 피말리는 억류가 끝을 맺는 순간이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취재팀이 방금 빠져 나온 바스라 상공과 고속도로 주변은 불길이 치솟고 검은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미.영 연합군의 집중 폭격이 시작된 것입니다.

바스라로 이어지는 거리 곳곳에는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라크 군뿐만 아니라 미.영 연합측군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스라 외곽으로 빠져 나오자 SBS 취재팀의 극적인 탈출 소식에 서방 언론들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미.영 연합군의 대규모 병력이 바그다드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그러나 긴장을 풀기엔 아직 일렀습니다.

굶주림에 지친 이라크 주민들이 폭도로 변해 곳곳에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스라에서 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사프완에 다다르자 주민들이 돌을 던지며 취재팀을 공격해 차량이 크게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다시 20킬로미터 정도를 남하하자 멀리서 UN 표시와 쿠웨이트 깃발이 시야에 들어 왔습니다. 긴장과 공포를 넘나든 이틀간의 바스라 취재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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