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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관광객 증가...바가지 상흔

박병일

입력 : 2003.02.15 19:36|수정 : 2003.02.1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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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는 중화권 국가의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상대로 대 여섯배씩 비싼 값에 물건을 팔면서 바가지를 씌우는 곳이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된 중국 특수를 스스로 쫓아 내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천, 박병일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인삼 제품 매장. 관광 버스 수십대가 쉴새없이 들락거립니다. 홍콩, 대만, 싱가폴, 중국같은 중화권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입니다.

모두가 한 꾸러미씩 선물을 사들고 나옵니다. 매장 곳곳엔 직원들이 버티고 서서 내국인의 출입을 막습니다.

{기자 : (한국인이세요?) 보면 안돼요?}
{매장직원 : 여기는 구경하는데가 아니예요. 내국인 출입금지예요.}

어렵게 들어간 매장 안. 진열장 마다 각종 인삼 제품들이 가득 하고 점원들은 제품 홍보에 여념이 없습니다.


{상인 :한국 정부에서 품질을 인정하는 최고 인삼제품입니다.}
{관광객 : 이거 얼마예요? (425달러.)}

인삼 가루가 6백그램 한 상자에 325달러, 40만원입니다. 인삼을 증기로 쪘다는 태극삼은 6백그램 한 통에 할인해 준다는 가격이 425달러.

인삼을 꿀에 잰 인삼 정과는 6백그램에 398달러로 50만원이나 합니다. 이 제품의 실제 가격이 얼마인지 확인해 봤습니다.

{납품업체 : 3백그램과 6백그램짜리가 있거든요? 3백그램짜리는 6만원에 맞춰 드릴께요. 6백그램 짜리는 12만원 까지 맞춰 보고요.}

이번엔 경동시장의 한 인삼 전문 매장에서 확인해 봤습니다. 50만원에 판다는 인삼 정과는 비슷한 제품이 5-6만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상인 : (이거 얼마예요?) 2만 5천원. (6백그램짜리는요?) 5-6만원 정도 하죠}
{상인 : 인삼 정과는 인삼을 꿀에 재서 싼 건데... (50만원인데요?) 무슨 50만원..? 그 돈 있으면 나좀 도와주쇼. 무슨 50만이나 해요. 그게}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까지 바가지를 씌운다는 얘기입니다. 이 매장의 한해 매출액은 무려 백억원대. 외국인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세금 까지 면제 받습니다.

{매장 간부 : 조금 비싸게 팔아도 관계없다는 얘기지.. (왜 관계가 없어요?) 외화벌이 하잖아요.
그럼 됐지. 그러니까 대충 넘어갑시다.}

이런 매장이 이 일대에만 다섯 곳이나 됩니다. 대부분 이처럼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르고 있습니다. 가이드와 여행사는 이 매장을 관광 코스에 끼어 넣는 댓가로 판매액의 12%를 받습니다.

{홍콩 관광객 : 그것은 안 좋다. 우리 관광객들에게는 정당치 못하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기 시작한 중화권 관광객들. 이런 바가지 상혼에 자칫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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