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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우리 식물그림 화가

이재철

입력 : 2003.01.23 17:46|수정 : 2003.01.2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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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10년째 우리꽃과 야생초의 모습을 화폭에 노화백이 있습니다. 사라져 가는 우리식물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식물도감을 만드는 게 소망이라고 합니다.

테마기획, 이재철 기자입니다.

<기자>

노랑무늬 붓꽃 그림입니다.

파란 잎에 노랑무늬 꽃이 살포시 피어나고 무성한 뿌리가 생생히 표현돼 마치 살아있는 꽃을 보는 듯 합니다.

바위틈에서 자라며 약용으로 쓰이는 고란초는 파란 잎새 아래로 얼키고 설킨 검은 뿌리가 한올한올 정확하고 섬세하게 표현됐습니다.

꽃과 잎은 물론 좀 처럼 보기 힘든 땅속 뿌리까지 생생히 묘사된 작품은 모두 송훈 화백의 손길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우리식물의 독특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송훈 화백이 우리꽃과 식물 그림을 그려온 지는 10년.

점점 사라지는 우리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진데다 아름다운 식물 그림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자연을 후대에까지 남기고 싶어서였습니다.

{송훈/화백(63세)}
"기록화이기 때문에 정확해야하고 검증도 해야하고 한국인의 정서로 표현하고자 노력했고 애정없이는 참 힙듭니다."

식물 세밀화는 정확히 그려야하는데다 여러차례 검증도 거쳐야 하고 그렇다고 그림을 쉽게 팔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많은 화가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송 화백은 이런 뜻을 선뜻 이해한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지금까지 350여점의 식물화를 그렸습니다.

사진기와 스케치 북을 들고 희귀한 꽃과 식물을 찾아 수목원과 전국의 산림을 돌았습니다.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식물의 특성과 가치에 대해 여러차례 자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송 화백의 꿈은 오직 하나, 사진이 아닌 우리색채와 정서가 듬뿍 담긴 그림으로, 꽃과 잎만이 아닌 뿌리까지 생생히 묘사한 체계적인 식물도감을 만드는 것입니다.

{송훈/화백(63세)}
"후손들이 이것을 보고 우리꽃과 식물의 아름다움에 대해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습니다."

정통 한국화의 기법으로 우리 색채와 정서가 깃들어 있는 식물의 등기부 등본을 만들겠다는 송훈 화백.

송화백의 노력으로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꽃과 식물의 아름다움이 우리 곁에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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