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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장애인들, 떡국에 실은 노인공경

이정은

입력 : 2003.01.22 19:56|수정 : 2003.01.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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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서울 외곽에 사는 장애인들이 오늘(22일) 떡국에 직접 빚은 만두까지 넣어 떡만두국을 끓여냈습니다. 노인정 어르신들을 대접하기 위해서입니다.

테마기획 이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썰렁하던 동네 노인정이 모처럼 북적입니다.

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준비에 부산합니다. 지난해 장애인 요리대회에서 상까지 받은 팀입니다.

노란 앞치마를 두른 장애인들. 지능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입니다. 도마질은 어설프지만 정성껏 식탁을 정리하고 음식을 차려냅니다.

{자원봉사자}
"어서 오세요"

큰 솥 가득 떡국과 만두가 끓고, 어르신들의 점심식사가 시작됩니다.

"맛있게 드세요." "고맙습니다."

{홍매옥/78}
"장애인들이 만들었다는데 우리가 만든 것보다 더 맛있어요."

{노영덕/68}
"장애인들을 도와줘야하는데 얻어먹으니까 오히려 미안합니다."

장애인들의 표정은 오늘 어느때보다 밝았습니다. 직접, 그것도 남을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 기쁨이 가득합니다.

{송주언/정신지체장애인}
"할아버지한테 떡국을 해줘서 기분이 좋아요."

{강영미/신아재활원 교사}
"이곳에 와서 남한테 베풀수있다는 것을 많이 느낀 것같구요"

{김만기/정신지체장애인}
"할아버지, 할머니께 음식을 열심히 배워서 많이 해드리겠습니다."

대접해 기쁘고 대접받아 흐뭇한 오늘의 만남, 오늘 장애인들은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한 껏 안고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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