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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결산]아시아 축제 '아시안게임'

정하석

입력 : 2002.12.29 19:49|수정 : 2002.12.2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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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올 한해 우리나라에는 큰 행사가 많았습니다만 특히 지난 가을 아시안 게임은 '남과 북'에게 새로운 비젼을 제시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정하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남과 북의 두 유도 영웅, 하형주, 계순희가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불을 밝힙니다. 남과 북의 동시 입장, 가슴엔 태극기도, 인공기도 아닌 한반도기를 달았습니다.

새천년 첫 대회, 사상 최대의 참가국과 선수, 이번 아시안 게임의 의미를 돋보이게 하는 수식어들이 많았지만, 단연 주인공은 남과 북이었습니다. 북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에서 열리는 종합 체육대회에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했습니다.

{북한 선수}
"이렇게 환영해 주시니까 고맙습니다. 반갑게 환영해 주니까 한 동포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측 선수단은 대회 초기 다소 어색하고 서먹했지만, 북한 서포터즈들을 비롯한 온 국민의 뜨거운 응원에 이내 따뜻한 동포애를 드러냈습니다.

역도 이성희의 첫 금메달, 그리고 함봉실의 여자 마라톤 우승까지, 국민들의 열광과 성원에 남과 북이 따로 없었고, 북측 선수들도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함봉실/여자 마라톤 우승}
"한민족이라서 하나같이 응원을 해 주신데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뜨겁게 감사드립니다."

남북대결, 과거 냉전시대 스포츠 부문에서도 빠지지않았던 대결의식과 긴장감은 더이상 없었습니다. 손을 내밀어 쓰러진 상대 선수를 일으켜 주는 경겨운 모습에 관중들은 승패를 떠나 박수를 보냈습니다.

대규모로 입국한 북한 응원단도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 북한 응원단의 일거수 일투족은 신드롬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북한 신드롬은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가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그리고 추상적 구호로서의 통일이 아닌 구체적 삶으로서의 통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된 계기가 됐습니다.

{김영규/경남 의령}
"그냥 우리랑 많이 다를 줄 알았어요. 얼굴 색깔도 다르고 이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보니까는 똑같네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96개로 금메달 44개에 그친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2위의 성적을 굳건히 지켰습니다. 북한도 종합 9위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또, 신생국 동티모르와 최근까지 전쟁의 아픔을 겪은 아프가니스탄의 참가는 아시아 화합과 평화의 무대를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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