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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소년소녀 가장들의 산타

이홍갑

입력 : 2002.12.25 19:53|수정 : 2002.12.2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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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성탄 전야에 흥청거리는 젊은이들의 모습 앞서 보셨습니다만, 외로운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소년소녀 가장에게 꿈을 선물하는 청년 산타들의 이야기, 이홍갑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손에 손에 촛불을 든 청년들이 경기도 동두천의 소녀 가장 보연이네 집 앞에 모였습니다.

간경화로 고생하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돌보는 초등학교 5학년 보연이, 언니 오빠 산타들 덕분에 올해는 세탁기를 선물 받아 한 겨울 빨래 걱정을 덜었습니다.

멀리 시골서 올라오신 할머니는 고마움을 감추질 못합니다.

{보연이 할머니}
"애기들 빨래 잘 해 입히고 잘 키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육사를 꿈꾸는 소년에게는 햄스터를, 마술사를 꿈꾸는 친구에게는 마술상자를, 젊은 산타들은 성탄 전야에 소년소녀 가장 30여명에게 작지만 정과 꿈이 담긴 선물을 돌렸습니다.

선물을 사기 위한 기금은 한달에 두번 거리 공연을 통해 마련했습니다. 이들의 선행에 감동한 동두천 노점상들도 후원금을 보내 줬습니다.

{나명자/동두천 노점상}
"열심히 수고하고 애쓰는 모습 보면 많이 도움 못돼서 미안하고 그나마 도움 됐으면 합니다."

소년 소녀 가장들의 가족이 돼 주자는 젊은이들의 노력은 지난 9년 동안 계속됐습니다. 3명으로 시작한 회원이 6백여명으로 늘었습니다. 도움을 받은 소녀 가장도 회원으로 자랐습니다.

{백두원/봉사단체 참빛 회원}
"동생들이 원하는 것은 물질 아니라 희망,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갈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아이들의 고통, 슬픔 치유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슴 따뜻한 젊은이들의 사랑으로 하마터면 외로울 뻔 했던 성탄절에 소년소녀 가장들은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형, 누나 고맙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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