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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송년회 대신 연탄배달"

한승희

입력 : 2002.12.24 20:37|수정 : 2002.12.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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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송년회다 머다해서 떠들썩한 연말입니다만 최근에는 봉사활동으로 이 송년회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 테마기획에서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연탄배달에 나선 공무원들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연탄배달 길에 나선 이분들은 동사무소 직원들입니다. 한 차 가득 연탄을 싣고 혼자 어렵게 사시는 할머니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배경숙/서울 옥수2동사무소}
"작년에는 어떤분이 후원해 주셔서 마음이 놓였는데, 올해는 그게 없더라구요"

송년회때 쓰자며 1년동안 모아둔 성과상금을 고스란히 털고 직원 12명이 조금씩 더 보탰습니다. 그 돈으로 할머니 일곱분에게 백50장씩 연탄을 나눠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조심해야 돼! , 야 이거 골치아프다"

8명이 수레 한대에 매달렸지만, 서툰일이라 짧은 내리막길에도 쩔절맵니다. 좁은 광이며, 지붕 밑, 연탄을 둘 수 있는 곳마다 쌓아 놓습니다.

홀로 겨울을 나시는 할머니들의 마음은 연탄 선물에 봄날이 됐습니다.

{양근남/서울 옥수동}
"도움되지 그럼, 달포나 때는 건데, 따뜻하게 달포나 사는데, 하! 하!"

{이다남}
"늙은 사람들은 쌀하고, 연탄하고 김치하고 담아 놓으면 맘이 훈훈하지, 그 것만 있으면 사는 거잖아."

새로 갈아넣은 연탄 덕에 아랫목에선 벌써 온기가 올라옵니다.

{박상오/서울 옥수2동장}
"연탄이 얼마되지 않아도 노인네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12명 동사무소 직원들이 기대했던 먹거리 푸짐한 송년회는 멀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해보다 풍성한 마음으로 마무리하는 한해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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