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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들, 힘겨운 한가위

이용식

입력 : 2002.09.20 19:25|수정 : 2002.09.2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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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수해를 입었어도 조상을 모시는 차례는 빠트릴 수 없습니다. 같은 성씨끼리 모여사는 집성촌 주민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방이 터지면서 마을이 물에 잠겼던 충북 영동의 한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30가구가 같은 성을 쓰는 집성촌입니다. 전체 가구가운데 절반은 집이 사라졌고 나머지도 온전한 집이 없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명절은 명절입니다. 전을 부치는 냄새가 마을에 가득합니다. 물속에서 건진 제기를 닦아 둡니다. 흙더미를 치운 마당이 부엌입니다.

{안석순/영동군 예전리}
"아무리 힘들어도..."

하지만 집이 떠내려가 당장 차례 지낼일이 걱정입니다.

{김점순/종가 며느리}
"제사를 안지낼수 없어서 그냥 마을회관에서 차례상을 차릴려고해요."

송편은 농협에서 장만했습니다. 수해 소식에 놀란 자손들이 달려왔습니다.

{김진화/재미교포}
"엄마집이 다 떠내려갔다고 해서 정신없이 나왔어요."

금녕 김씨가 이 마을에 살기 시작한 지 13대째, 한 곳에 모여 살다보니 한꺼번에 당한 수해에 슬픔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함께 있어 아픔을 이겨내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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