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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때문에 "갯벌이 죽어간다"

김희남

입력 : 2002.08.24 19:17|수정 : 2002.08.2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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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신공항이 있는 영종도 일대 갯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신공항이 들어선 뒤에 양식 굴이 집단 폐사하고, 바지락도 엉뚱한 곳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김희남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신공항이 들어선 영종도 갯벌입니다.

어민들의 가장 큰 소득원인 굴 양식장에는 돌에 붙어 한창 자라야 할 굴들이 자갈처럼 바닥에서 나뒹굴고 있습니다.

신공항 건설공사가 시작되면서 하나 둘씩 죽어가더니 이제는 굴 양식업을 포기해야할 정도입니다.

{김종규/영종도 어민}
"돌을 흙같은 게 와서 덮는 거에요, 돌을. 그러니까 호흡을 못해 죽는 걸로 그렇게 가는 거에요. 있던 조개들도 다 죽어 버려요."

공항 부지를 조성하려고 세 개의 섬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바닷물의 흐름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최중기 교수/인하대 해양과학과}
"물의 속도가 느려지면 물 속의 펄흙의 퇴적 속도가 크게 증가하고 거기에 살고 있는 굴이나 바지락이 먹이 섭취나 호흡에 곤란을 느끼게 됩니다."

바지락 생산량도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습니다.

바닷물이 빠지면서 모습을 드러낸 영종도 갯벌입니다. 예전 같으면 바지락 잡이로 분주한 곳이지만, 지금은 바지락의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새끼 바지락을 뿌려놓으면 1~2km 떨어진 다른 마을의 양식장으로 옮겨가서 자라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종도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은 웅장한 신공항 건설의 그늘에 가린 채 서서히 폐허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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