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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한승희

입력 : 2002.08.23 19:05|수정 : 2002.08.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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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자기 아이도 아닌데, 11년째 미아찾기 전단을 돌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의 꿈은 '미아가 없는 세상'입니다.

테마기획에서, 한승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분명 의류 가판대인데 가격표 보다는 어린아이들 사진이 더 많이 붙어 있습니다. 몇년째 찾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 부모의 애절한 마음이 담긴 피켓도 가판대 앞자리에 놓여있습니다. 옷가게 주인은 나주봉 씨, 그러나 나씨는 시간만 나면 직접 만든 미아전단을 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나주봉씨}
"얘들 좀 보면 찾아주세요!"

노점상을 하던 나씨는 지난 91년 월미도에서, 전단을 돌리는 '개구리 소년들'의 부모를 만났습니다.

{나주봉}
"사랑하는 자식을 잃어버리고 못찾을때 그 부모의 심정이 어떻겠어요, 사실..."

그때 부터 나씨의 생업용 차량은 움직이는 미아찾기 포스터로 바뀌었습니다. 나씨의 가족도 이미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이들의 도움으로 지난 11년동안 미아와 치매노인 23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자식를 찾은 부모들이 보낸 감사편지는 나씨에겐 가장 큰 보람이고 보물입니다.

그러나 가슴이 아플 때도 많습니다. 사람들의 무관심때문입니다.

{나주봉}
"거리에서 아이들 찾아달라 전단 줘도 바로 받아가지고 돌아서서 휴지통에 버려지는 걸 볼때 가슴아프고..."

나씨는 미아찾기를 제도화하는 법이 제정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미아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은 모든 부모들의 간절한 소망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나주봉}
"거리에 이런 전단이 안 붙는 날까지, 주변에 이런 애들이 있나, 관심가져줄때만이, 잃어버린 아이들을 하루빨리 찾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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