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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개혁…"인플레 우려 없다"

김천홍

입력 : 2002.08.22 19:32|수정 : 2002.08.2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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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북한은 바뀌는가 오늘(22일)은 세번째 순서입니다. 요즘 중국에서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중고 텔레비젼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만큼 수요가 있고 주민들이 지불할 돈이 있다는 겁니다.

김천홍 기자가 그 내용을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8월 12일, 중국 장백현의 한 가전제품 판매점. 중고 TV가 가득 진열돼 있습니다. 손으로 채널을 돌리는 흑백 TV도 있습니다.

이 낡은 TV들은 중국내 판매용이 아니고, 모두 북한으로 몰래 넘어갈 것들입니다. 북한의 경제 사정이 나아지면서, 최근 중국제 중고 TV의 수요가 부쩍 늘었습니다.

흑백은 한대에 중국돈 100원, 칼라는 300원 안팎입니다.

{기자}
"이건 다 어디로 나가는 겁니까?"
"북한으로 나가요."

{기자}
"아, 북쪽으로? 많이 나가요?"
"많이 나가요. 어디서 왔소? 도시바도 있고 소니도 있고…"

이날 오후, 화물트럭 한대가 상점 뒷문으로 빠져나갑니다. 빙과류 수송용 차량이지만 안에는 북한으로 넘어갈 TV가 가득 실려 있습니다.

트럭은 압록강 상류쪽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오후, 화물트럭과 함께 사라졌던 조선족 김씨가 쌀자루 하나를 메고 나타났습니다.

쌀자루엔 전날 밤 TV를 넘겨주고 받은 북한돈 뭉치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기자}
"이게 전체 얼마치예요?"
"70만원…"

{기자}
"북한돈 70만원! 그럼 중국돈 2만원이네."

우리돈 3백만원에 해당하는 북한돈입니다. 고액권이 없는데다 화폐가치가 매우 낮기 때문에 중국과 교역할 땐 자루에 넣어야 할 만큼 많은 양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이달 들어 화폐가치를 70배가량 평가절하 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공식 환율은 중국돈 1원에 북한돈 18원이 됐습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환율은 중 돈 1원에 북한돈 38원 정도로 북한돈의 실제 가치는 공식환율의 절반수준입니다.

{기자}
"중국돈 얼마씩 하나요?"
"중국돈 1원이면 우리돈 38원이다."

화폐가치를 현실화 시키고 주민들의 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지난 98년 처음나와 그동안 평양에서만 쓰이던 5백원짜리 화폐가 요즘은 농촌에까지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 경제조치 이후에도 북한의 인플레는 그렇게 심하지 않습니다. 식량과 생활필수품이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북한은 올가을 풍년이 들면 지난 99년이후 4년연속 플러스 경제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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