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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선 명장' 히딩크 감독의 쾌거

박진호

입력 : 2002.06.18 18:03|수정 : 2002.06.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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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오늘(18일) 승리의 뒤에도 명감독 히딩크가 있었습니다. 한국 팀의 8강 신화로 세계를 놀라게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지도자 인생에 화려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박진호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팀의 승리이자 거인 히딩크의 승리였습니다. 먼 이국땅에서의 험난한 도전, 스스로 선택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그는 다시 승리했습니다.

지난 14일 16강 진출의 부담감을 떨쳐낸 뒤 히딩크는 감독으로서의 개인적 야심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히딩크/대표팀 감독}
"불가능해보이는 것을 반드시 이뤄내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싶다."

고국 네덜란드와 스페인에서 축구인생을 보낸 히딩크로서는 다른 유럽국가의 축구를 은근히 무시해 온 이탈리아의 높은 콧대에 한방을 먹인 셈이 됐습니다.

또 화려한 선수경력의 이탈리아 감독 트라파토니와의 맞대결을 승리하면서 무명의 선수시절을 보낸 한도 풀게됐습니다.

17개월전, 잠을 설치는 고민 끝에 선택한 한국행. 단기적 성과에 비난과 칭찬을 반복하는 한국 축구계의 풍토 속에서 자기만의 설계도를 차근차근 완성해낸 것은 히딩크였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처음부터 오늘까지 히딩크는 한번도 특유의 자신있는 표정을 바꾼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승리에 도취됐을 때 그는 반대로 냉정해졌습니다.

{히딩크/대표팀 감독}
"(한국 사람들은 당신을 국민적 영웅으로 부른다.) 나는 국민적 영웅이 아니다. 그냥 보통 축구감독 일 뿐이다."

오직 결과로 말해야한다는 엄청난 부담감. 이미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히딩크의 인간 승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한국 팬들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원하는 16강은 나의 바람이 아니다. 내게는 그 이상의 바람이 있다. 만약 월드컵을 끝으로 내가 한국을 떠날 지라도 한국 생활이 소중한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영광스러운 이별이 될 수도 불명예스러운 퇴진이 될 수도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나는 지금 한국대표팀의 감독이라는 사실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는 분명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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