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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선수의 '선혈의 투혼'

신동욱

입력 : 2002.06.10 21:58|수정 : 2002.06.1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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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오늘(10일) 경기에서 황선홍의 투혼은 정말 눈물겨울 정도였었습니다. 눈 언저리가 찢어지는 부상속에서도 붕대를 감고 지치지 않은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신동욱 기자입니다.

<기자>

일진일퇴의 팽팽한 공방전이 펼쳐지던 전반 21분, 미국 문전을 누비던 황선홍은 수비수 프랭키 헤지덕과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를 부딛혔습니다.

오른쪽 눈위가 찢어진 황선홍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은 피로 물들었습니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가족들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러나 황선홍은 팀의 맏형답게 머리에 붕대를 동여메고 다시 그라운드에 나섰습니다. 지난 97년 도쿄대첩에서의 이민성 선수를 연상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공격의 최전방을 누비던 황선홍은 0대 1로 뒤지던 전반 38분,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이 페널티킥은 분명 붕대투혼이 만들어낸 작품이었습니다.

{황선홍/월드컵 대표선수}
"눈 좀 찢어졌다고 축구 못하는 것도 아니고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다음 경기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습니다."

올해 나이 34살, 국가대표 13년째 , A매치 99경기, 통산 네번의 월드컵 출전. 말이 필요없는 대표팀의 간판 선수인 황선홍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까지 배수의 진을 쳤습니다.

폴란드와의 1차전에서 얻어낸 첫 골은 한국 축구 반세기의 한을 풀어준 쾌거였습니다. 황선홍은 오늘 경기에서 후반 10분 안정환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습니다.

기대했던 골 세레모니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황선홍이 오늘 보여준 투혼은 화려한 골 이상의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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