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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없는 90분의 드라마

김유석

입력 : 2002.06.10 21:53|수정 : 2002.06.1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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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오늘(10일) 경기는 한 편의 각본없는 드라마였습니다. 낙담의 순간도, 환희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했던 그 치열했던 순간을 김유석 기자가 시간대순으로 정리했습니다.

<기자>

전반 3분 황선홍의 기막힌 패스를 받은 설기현의 슈팅이 아깝게 벗어났습니다.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지만 좀처럼 미국의 골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몇차례 놓치면서 미국도 한숨을 돌렸습니다.

전반 중반. 미국의 반격을 시작했습니다. 21분 공중볼을 다투던 황선홍이 머리를 부딪히며 그라운드에 쓰러졌습니다. 황선홍의 얼굴은 피로 물들었습니다. 침착성을 유지하던 히딩크감독의 표정도 굳어졌습니다.

전반 23분 미국은 단 한번의 득점 찬스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오브라이언의 정확한 패스가 매시스에게 연결됐고 한국의 골문은 열렸습니다.

전반 종반. 붕대를 감고 나온 황선홍의 투혼에 우리 선수들도 전열을 다시 정비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부상을 입은 박지성 대신 이천수를 투입했습니다.

38분 황선홍이 패널티킥을 얻어내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을룡의 슛 동작은 미국 골키퍼에게 읽히면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찬스가 무산됐습니다.

후반 초반 아쉬운 탄성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설기현의 슛은 또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습니다.

경기는 압도했지만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황선홍 자리에 안정환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후반 중반, 미국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수비수들은 거친 숨소리를 토해냈습니다.우리 선수들은 줄기차게 미국의 골문을 두드렸습니다. 안타까운 시간이 계속 흘러갔습니다.

후반 33분. 이을룡이 프리킥을 날렸습니다. 바로 이것이 안정환의 머리에 걸렸습니다. 안정환의 극적인 동점골. 월드컵 출전 사상 한국 팀의 첫번째 헤딩골이었습니다.

후반 종반 이을룡이 다시 찬스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최용수의 슛은 위로 떴습니다.

잠시 후 종료 휘슬이 울렸습니다. 이길 수있었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전후반 90분간 그라운드에 모든 열정을 쏟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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