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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입양한 양부모의 사랑이야기

백수현

입력 : 2002.05.07 20:13|수정 : 2002.05.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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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한국전이 끝난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 고아 수출국이란 불명예를 벗어 던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늘(7일) 테마기획은 우리가 외면한 장애아들을 사랑으로 돌보고있는 파란눈의 양부모 얘기입니다.

워싱턴 백수현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7살 제프리와 10살 체스,그리고 12살 캐이시. 이들은 그리펀이란 똑같은 성을 가진 남매지만 닮은 곳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얼굴에는 한결같이 희미한 수술자국을 갖고 있습니다. 밝은 미소속에 감춰둔 사연도 똑같습니다.

선천적으로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진 구순구개열이란 장애때문에 한국의 친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았습니다.

{캐이시 그리펀}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 가려고 해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싶어요"

이들이 웃음과 함께 말을 되찾게 된 것은 그리펀부부의 헌신적인 사랑덕분입니다. 변호사와 의사로 활동해 남부러울 것이 없던 이들 부부는 90년 첫애를 시작으로 굳이 장애아만을 고집해서 입양했습니다.

사랑으로 시작했지만 온전한 가정을 꾸미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서너번씩 대수술을 거쳐 아이들의 얼굴상처를 지워주고 마음의 상처까지 달래기위해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랜 그리펀}
"계단을 굴러내려오거나 레슬링을 하는 등 다른 남매가 하는 모든 일을 똑같이 해요.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차이점은 전혀 없어요"

이제는 사랑의 울타리안에 한 가족으로 우뚝 선 그리펀 가족. 그러나 한국에서 매년 천여명씩 버려지고 있는 장애아들의 아픔은 그들에겐 머나먼 나라의 얘기가 아닙니다.

편견과 무관심의 벽이 하루빨리 깨져서 이들 모두가 사랑의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수잔 그리펀}
"아이들은 우리 삶에 기쁨을 가져다 줬습니다. 모든 순간 순간을 누릴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어린이들은 마땅히 가정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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