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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베스트] 재일동포 가수 아라이, 첫 내한 공연

김수현

입력 : 2002.04.25 19:27|수정 : 2002.04.25 19:27

동영상

<8뉴스>

<앵커>

재일동포 가수 아라이 에이치를 아십니까? 자신의 뿌리, 자신의 고향을 노래하는 가수입니다. 일본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그가, 한국에서 첫 공연을 열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재일동포 가수 아라이 에이치씨의 노래는 영혼을 울리는 부르짖음입니다. 차별과 가난 속에서도 바래지 않았던 삶의 열정이 생생하게 묻어납니다.

강제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왔고 중노동 끝에 얻은 결핵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고향은 경상북도 청하였습니다.

아라이씨는 삶의 회의에 시달리던 1985년, 처음으로 아버지의 고향을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아라이 에이치, 한국명 박영일. 이름에 담긴 아리랑과 영일만 바다를 만나고, 그는 자신의 뿌리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여정은, 9년 뒤 무려 48절의 대작 '청하의 길'로 태어났습니다.

{아라이 에이치/재일동포 가수}
"일본에서 태어났고 이름도 아라이 에이치, 일본 국적을 갖고 있지만, 한국은 내게 생명을 준 곳, 나의 뿌리입니다."

청하의 길 이후 매년 뉴욕 카네기홀에 초청될 만큼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그의 첫 한국 공연 장소는 부산의 작은 라이브 카페였습니다. 그를 아끼는 사람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마련한 조촐한 자리입니다.

{아라이 에이치/재일동포 가수}
"아라이 에이치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입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아버지의 나라에서 찾은 희망을 노래한 아라이 에이치씨. 이 노래는 부산에 이어 광주, 서울, 그리고 그가 그토록 그리던 곳, 청하에서도 울려퍼지게 됩니다.

{아라이 에이치/재일동포 가수}
"청하의 길은 내 인생의 길입니다. 언제까지나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입니다."

한일 두 나라의 아픈 역사, 그 상처를 어루만지는 그의 노래, 그 기나긴 여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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