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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수술 '외골' 20년 황종익 의사

서상교

입력 : 2002.04.21 19:50|수정 : 2002.04.2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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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테마기획 오늘(21일)은 20년간 손가락 접합 수술만 해온 한 외골수 성형외과 의사를 소개합니다. 미용성형 수술을 하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는데도 최근 크게 늘어난 외국인 손가락 환자들을 친형제 같이 돌보는 의삽니다.

서상교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기자>

병원 응급실에 손을 감싸쥔 환자가 들어 옵니다. 공장에서 작업을 하다 손가락이 절단된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황급히 달려온 의사의 응급처방,

{황종익/의사}
"담배를 완전히 끊어야 되요. 담배를 피면 피가 안돌아 죽어요, (손가락) 잘라내야 돼요, 알겠어요?"

이 병원 원장 황종익씨는 지난 20년간 손가락 접합 수술만 해온 외골수 성형외과 의사입니다. 황원장이 손가락 수술을 시작한 것은 지난 83년, 구로공단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한순간에 손가락이 잘려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하는 경우를 보고난 뒤 부터 입니다.

큰 공단을 끼고 있는 경기도 안산에 손가락 전문 병원을 연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 환자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황종익}
"4분의 1이 외국인 입니다. 고령화되고 부녀자화되는 경향들이 4-5년전부터 뚜렷해 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산업연수생이나 불법 취업자들로 병원비를 다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중국인 산업연수생}
"외국인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손발을 많이 다칩니다."

황원장의 손가락 접합 성형수술은 한달 평균 70여건, 미용성형 수술을 하는 다른 의사들과 비교해 수입은 형편없지만, 평생을 절망으로 보낼 환자들을 살려냈다는 보람이 더 큽니다.

{황종익}
"의사는 물론 간호사 같은 전체 의료진이 (미용성형으로) 빠져 나갈때 제일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려는 황원장의 의지는 더 굳어집니다.

{황종익}
"저를 필요로하는 분들이 있는한 끊임없이 계속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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