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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딛고 일어선 김현식씨

안영인

입력 : 2002.04.20 20:46|수정 : 2002.04.2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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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오늘(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단 하루로 그치는 반짝 관심보다는 평소에 홀대하지나 말아달라는 장애인들의 말이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는 날이기도 합니다.

테마기획, 오늘은 안영인 기자가 모든 장애를 딛고 일어선 한 젊은이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혼자서는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올해 25살인 김현식씨. 팔다리 가운데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단지 손가락 몇 개 밖에 없습니다. 온몸의 근육이 점점 움츠러들면서 이제는 좋아하는 연필 마저도 잡을 수가 없게 됐습니다.

{김현식(25)/근육병 환자}
"여태까지 살면서 연필로 글 쓸수 있는 것, 그걸 쓸수 없게 되니까 그거는 굉장히 불편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스스로 책장 하나도 넘길 수 없는 쇠진한 기력, 어머니는 지난 20여년동안 김씨의 손발이 됐습니다.

{장의상/환자 어머니, 서울시 가양동}
"오래 오래 씹어, 체할까 겁나니까, 오래오래 씹어서 삼켜."

하지만 김씨의 얼굴에서 좌절이나 그늘진 면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김현식}
"자기 꿈을 갖고 있으면 항상 꿈을 마음속에 품고 있으면 좌절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몸이 마비되면 마비될수록 컴퓨터에 심취했고 지난 2월에는 정상인도 힘든 서울의 명문 공대를 장학생으로 졸업했습니다.

{김현식}
"저는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게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이 들고요. 공부라도 할 수 있다는게 참 좋은것 같아요."

내년에 미국유학을 나설 김씨의 희망은, 근육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가 된 영국의 스티븐 호킹박사.

{김현식}
"세계적으로 큰 일을 할 수 있는 큰 인물이 되고 싶어요. 저도, 호킹박사 같이..."

비록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손가락 몇 개 밖에 없지만, 꿈이 있기에 김씨가 바라보는 미래는 결코 어둡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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