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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 채석장 공사…복구는 뒷전

김희남

입력 : 2002.04.18 20:06|수정 : 2002.04.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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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마구잡이 채석작업으로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개발을 위해 어쩔 수 없다 치더라고 복구는 제대로 해야하는데 이런 눈가림식 복구를 하는 곳이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김희남 기자입니다.

<기자>

춘천시 근교의 한 채석장입니다. 10년이 넘도록 골재용 장석을 캐내느라 산 자락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깎여 나갔습니다.

돌을 캐내면 흙이나 지름 10센치미터 이내의 재활용 골재로 반드시 복구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정작 복구 현장에는 채석작업을 하다 생긴 산업폐기물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돌을 캐고 남은 돌가루는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하지만 이렇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규정치보다 세배나 더 큰 건축 폐기출, 보도블록도 통째로 널려있습니다.

폐기물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는 지하수를 오염시킵니다. 버려진 아스콘은 시커먼 기름 덩어리를 머금고 있습니다.

{채석장 직원}
"어차피 복구하려면 토사든 뭐든(폐기물)이든 있어야 할 게 아니예요."

건축 현장에서 나온 철근과 석면부터 심지어 생활쓰레기까지 닥치는 대로 메우기만 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채석장 직원}
"석면도 안넣고 타일도 안넣고... 규정대로 하면 수지가 안맞아 현실적으로 안되요."

이렇게 쌓아놓은 폐콘크리트와 폐아스콘이 10톤 트럭으로 무려 3천대분. 취재진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담당 공무원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춘천시 환경공무원}
"일단 처리방법 위반이네요."

{기자}
"그동안 뭐했어요 그럼."

복구를 다 마쳤다는 곳도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3억원을 들여서 심은 나무가 1년도 못가 대부분 말라죽었습니다.

한눈에 눈가림 복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채석장 직원}
"우리가 알아서 해야지. 그렇지 않아요. SBS에서 나와서 취재하는 것보다 우리가 알아서 해야지..."

인적 끊긴 산속에서 이루어지는 채석장 공사. 복구는 뒷전인 채 파내기만 하면 된다는 마구잡이식 공사로 곳곳의 산자락이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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