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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기아체험24시, '아프간의 기아난' 방송

김경희

입력 : 2002.04.18 19:05|수정 : 2002.04.18 19:05

동영상

<8뉴스>

<앵커>

전쟁의 공포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극심한 기아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탈랜트 김혜자씨가 아프가니스탄 주민을 만나보았습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아프가니스탄 서북부, 깊은 산 속에 자리잡은 쿠차마을입니다. 험한 산악 지대로 구호식량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이 마을에는 입구부터 죽음의 그림자가 느껴집니다.

한 노인이 집 앞에 쓰러져 마냥 죽기를 기다리고 있는데도, 주민들은 퀭한 눈으로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케냐인 간호사}
"이 노인은 일주일째 전혀 먹지 못했어요. 이 노인 뿐 아니라 모든 집에 식량이 다 떨어졌습니다."

배고픔에 지친 아이들은 강한 독성을 가진 야생풀을 입 속에 연신 밀어넣습니다.

젖먹이 엄마도 굶주리긴 마찬가지입니다. 아기에게 이미 오래전에 말라버린 젖을 물리는 엄마의 표정에 어쩌지 못하는 비통함이 가득합니다.

{김혜자씨}
"너무 마른 거 보이죠? 이렇게 먹을게 없어서 어떻게 해..."

영양실조에 걸린 아기들은 가벼운 감기나 설사병조차도 이기지 못하고 죽어가기 일쑤입니다.

{김혜자씨}
"그냥 기진해 누워 있다가 가는거야."

이제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의 포화는 잦아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4년째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주민들은 아직도 기아와의 처절한 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SBS는 쿠차 마을을 포함한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 지역의 비참한 실상을 내일(19일) 밤 11시45분, 기아체험 24시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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