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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노숙자 급증…"대박을 꿈꾸다"

김석재

입력 : 2002.04.18 17:21|수정 : 2002.04.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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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강원도 정선 카지노가 문을 연지 1년반이 지나면서 재산을 다 날리고 빚까지 져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는 노숙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이런 카지노 노숙자가 5백명을 넘었습니다.

집중 취재, 김석재 기자입니다.

<기자>

평일 오후지만 카지노안에는 발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초보자들이 주로 하는 슬롯머신. 동전을 부지런히 넣고 행운을 바라지만 게임은 10분을 넘기지 못합니다.

{카지노 고객}
"10만원인가 다 까먹어 버렸어.또 한번 해볼까?"

블랙잭 테이블엔 거액의 판돈이 걸립니다. 하지만 대부분 잃고 맙니다.

{카지노 고객}
"아이고.한 판을 못따네"

이러다 보니 가지고 온 돈을 다 날리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카지노 노숙자}
"카드 있는대로 긁고 사채 잡힐 것 잡히고 또 개인적으로 빌리고 ...이리저리 빚만 3억 졌죠"

돈은 없고 빚은 늘어나고, 하지만 본전생각은 간절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카지노를 맴도는 노숙자로 전락합니다.

{카지노 노숙자}
"하루에 몇만원씩 얻어서 게임하고..입장권이 없으면 빌려서 하고..."

이들은 주로 호텔 로비나 차에서 새우잠을 잡니다. 식사는 카지노에서 공짜로 주는 음료수로 해결하기 일쑤입니다.

테이블에 끼어들기 위해 주로 처음 온 사람에게 칩을 구걸하기도 합니다.

{카지노 노숙자}
"우린 매일 보는게 이거고, 여기에 살기 때문에 노하우를 알잖아요.(처음 온 사람)돈을 안잃게끔 만들어주고 최대한으로 따 게끔 하고,그래서 고맙다고 사례하면 그 돈 갖고 생활을 하죠"

카지노 노숙자 가운데에는 이런 생활을 1년 넘게 해온 사람도 있습니다. 여성들도 상당수에 이릅니다.

{카지노 노숙자}
"여기에 상주하는 사람이 5백명이예요.5백명.여자가 5백명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고한읍에서는 이들에게 2만원의 귀향여비를 주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카지노 노숙자}
"마약이예요.여기 한번 발들이면 발디디는 순간 그 사람 인생이 바뀐다고요"

카지노 손님은 하루 평균 2천6백명. 하루에만 12억원을 쏟아 붇습니다.

{카지노 노숙자}
"왜 여기까지 왔는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어쩌다 왜 이렇게 됐는지.."

카지노가 문을 여는 아침 9시. 대박의 꿈이 허황된 망상인 줄 알면서도 이들은 다시 카지노에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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