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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에 사고현장 공개, "엄마 왔어'

송성준

입력 : 2002.04.17 19:34|수정 : 2002.04.1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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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여객기 추락 참사관련 소식입니다. 오늘(17일) 사고현장이 유가족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유가족들의 통곡으로 사고현장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유가족}
"진경아 엄마 왔데이 목소리 많이 들어라"

졸지에 큰딸을 잃은 노모는 가슴을 치며 울부짖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딸은 다하지 못한 효도가 한으로 남습니다.

{유가족}
"엄마 우리가 엄마한테 애먹여서 그래요."

딸을 먼저 보낸 아버지는 흔적도 없는 딸의 모습을 그리며 작별을 고합니다.

{유가족}
"행복하게 고이 잘가라"

유가족들은 사고현장의 참혹한 모습에 한가닥 남았던 희망마저 접어야 했습니다.

행여 흔적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처참하게 일그러진 여객기 잔해사이를 이리저리 헤맵니다.

흔적도 찾을 수 없는 악몽같은 현실에 몸부림칩니다. 불에 타다 남은 동체에는 이처럼 유가족들이 남겨놓은 조화만이 쓸쓸하게 놓여 있습니다.

일가친척 8명을 잃은 박명애씨는 기적적으로 흙속에서 어머니의 유품인 자수정목걸이 알갱이를 발견하고는 통곡을 터뜨립니다.

체념한 유가족들은 현장의 흙을 퍼담아 가져갑니다. 작별의 시간, 남은 가족들은 큰절을 올립니다.

가족을 부르며 고통속에 떠나갔을 혈육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통한의 언덕은 천근의 무게로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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