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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비상계단 관리 '위험 천만'

진송민

입력 : 2002.04.11 19:40|수정 : 2002.04.1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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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만 요즘 백화점에 가보면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비상시에 대피 창구로 사용 될 계단이 창고로 바뀌거나 매장벽에 아예 가로 막혀 있습니다. 그래도 소방점검은 다 통과한다고 합니다.

기동취재 2천, 진송민 기자입니다.

<기자>

매일 6만명 이상의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 잠실의 롯데백화점입니다. 매장 한 켠에 대피용 비상계단이 설치된 것으로 백화점측 설계 도면에 나타나 있습니다.

도면에 나타나 있는 곳을 가봤습니다. 유사시에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계단을 상자 더미들이 가로 막고 있습니다.

{매장 직원}
"이쪽은 다니시는 계단이 아니예요. 여긴 창고거든요. 저쪽 비상계단이 따로 있는데..."

다른 비상계단 문 앞에 걸려 있는 백화점측의 점검표입니다. 고객들의 긴급 대피에 방해가 되는 불법 적재가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백화점 직원들이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통로를 가로 막고 무엇인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비상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가봤습니다. 이번에는 엉뚱하게도 구두 매장 뒷벽이 나타납니다.

{매장 직원}
"여기로 나오시면 안되거든요. 매장으로 연결돼 있어요."

전체 비상계단 7개 가운데 무려 4개가 창고에 작업장, 심지어 매장벽으로 막혀 있습니다.

서울 압구정의 현대백화점도 소방법을 지키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불이 나면 고객들이 재빨리 1층까지 대피할 수 있게 돼 있어야 하지만 비상 계단으로 통하는 통로가 복잡하기만 합니다.

통로를 인화성 옷가지가 걸린 옷걸이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측은 소방법 위반인 줄 알지만 물품 판매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
"물량싸움인데 가지고 있다 손님 원하시면 들고 있다 가지고 와야 하잖아요. 그런 물건들을 창고에 갖다 놓을 수 없잖아요."

백화점은 인파가 많이 몰리기 때문에 비상계단을 치워 놓는다 하더라도 유사시에 예기치 않은 안전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영업편의와 매출만 생각하는 백화점측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고객들이 잠재적인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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