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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쌍이 키우는 갓난아기 '솔비'

신승이

입력 : 2002.04.08 19:18|수정 : 2002.04.08 19:18

동영상

<8뉴스>

<앵커>

각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사지만 이런 아름다운 소식들이 있어서 참 흐뭇합니다. 한 살배기 아기와 열 여섯쌍의 부부의 사랑이야기, 오늘(8일)의 테마기획입니다.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횟집을 운영하는 김기철씨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김기철/횟집운영}
"솔비 먹을거니까 안 되겠다. 좀 더 넣어야겠다. 참기름을."

오늘은 한살배기 솔비를 찾는 날, 솔비에게 줄 죽을 손에 든 김씨의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솔비의 할머니, 작은 아버지, 이모, 온 가족이 모두 모였습니다.

이들은 사실 솔비와는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입니다. 솔비와의 만남은 일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해 4월 솔비 엄마가 솔비를 낳고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벽돌공인 아빠는 아내 뒷바라지에 솔비 보살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성당 수녀의 소개로 신도 열여섯 부부가 솔비의 딱한 사정을 전해듣습니다.

{신창순/서울 신월동}
"처음엔 돌아가면서 할려고 생각했는데 그러면 애기 정서상 너무 힘들고 애기 정서가 불안하게 될 것 같아서 전 대표 부부가 스스로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한거죠."

이철원씨 부부가 솔비 엄마 아빠를 자청했습니다. 나머지 열다섯 부부는 일년째 매주 양육비를 모았습니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뜻하지 않게 귀여운 딸을 보게 된 이씨 부부, 늦둥이를 얻게 된 기분입니다.

{김성희/서울 신월동}
"솔비 오고 나서는 똥걸레도 치워주고 또 자기 손수 목욕도 시켜주고 아주 많이많이 변했어요."

이들은 앞으로 형편이 닿는데 까지 솔비의 미래를 꾸며줄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씨 부부는 솔비를 아기 천사라고 부르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김성희씨}
"우리 신월동 본당 식구들이 전부 사랑으로 똘똘 뭉쳐지는 계기가 됐거든요. 그러니까 솔비는 인해서 사랑이 넘쳐나게 됐으니까 쟤를 천사라고 말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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